시간과의 싸움 흉부외과 전문의의 고군분투
자전거와 헬멧, 굽 낮은 구두 한 켤레의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고 주석중 교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암울하게 떠올리게 합니다. 저명한 흉부외과 의사였던 그는 서울 송파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덤프트럭에 치여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교수의 생활 방식은 현재 흉부외과가 직면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직장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제공한 사택에 살던 주 교수는 언제든 환자를 돕기 위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바쁜 스케줄은 동료인 한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장효준 교수의 스케줄과 비슷했습니다. 병원에서 1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장효준 교수는 매달 절반을 응급 호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효준 교수의 삶은 흉부외과 인력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부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빌려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줄어드는 흉부외과 의사 수, 점점 커지는 문제
흉부외과 전문의 부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20년에 활동 중인 흉부외과 전문의의 수는 총 1,038명으로 피부과 및 성형외과 전문의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연간 신규 흉부외과 전문의 배출은 2020년 21명, 2021년 20명, 2022년 24명에 불과해 정체된 상태입니다.
은퇴하는 전문의 수(32명)가 새로 들어오는 전문의 수(21명)보다 많아 미래는 암울해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인구 고령화로 인해 흉부 수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의사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1993년에 수련받은 전문의들의 은퇴가 몰려오는 2025년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전문 분야를 떠나는 외과의사들
이러한 위기에 더해 현재 흉부외과 전문의 중 다른 진료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전공 이탈'이라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에 다른 진료과를 선택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2018년 대비 9% 증가한 304명에 달했습니다.
반면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 과의 전공의 이탈률은 미미한 수준으로, 높은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흉부외과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흉부외과 의사는 하루 평균 12.7시간 근무하고 번아웃을 경험하기 때문에 환자 치료의 질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안된 해결책 흉부외과 특별법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흉부외과 특별법'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수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제정안은 큰 진전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사이 흉부외과 의사의 부족은 'PA'로 알려진 의료 보조 인력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조 인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숙련된 외과의의 전문성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흉부외과 행동 촉구
젊은 세대의 의사들은 연봉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전적 보상보다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선호로 인해 흉부외과 수술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져 문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폐암과 심장 수술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매년 15~20명의 흉부외과 의사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의 위기를 고려할 때, 급속히 고령화되는 인구에 대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흉부외과의 수요를 재평가하고 전략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에 발의된 '흉부외과 특별법'은 이 중요한 의료 전문 분야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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